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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

아이의 기억에 남을 체험형 공연, 매직 사이언스 콘서트

by 다오파더 2023.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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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마술쇼

주말이 되면 항상 아이와 무엇을 하고 무엇을 먹을지 고민이 많다. 폭염에 온가족이 밖에서 활동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경치 좋고 물 좋은 곳은 매주 가면 좋겠지만 사람에 치이고 차에 치이고 여간 고생이 아니다. 이번엔 아이가 호기심을 가질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었고 이곳저곳 찾아보다가 이 공연 <매직 사이언스 콘서트>를 가보게 되었다. 

 

관람료는 1인 25,000원이나 2인 이상일 경우 20%할인하여 20,000원 3인 이상 또는 아빠 동행(2인 이상) 시 17,500원이다. 우리는 3인 이상 30%할인을 받았다. 

 

공연장은 대학로 '아트하우스'다. 우리가 공연을 관람한 날짜는 8월 4일 금요일이었는데 이곳에서의 마지막 공연일이었다. 9월 9일부터는 대학로 '한예극장'으로 자리를 옮겨 선보인다고 한다. 주차에 애를 먹었는데 새로운 곳은 주차가 가능한 곳이라고 들었던 것 같다. 

우리는 아트하우스에서 도보 5분정도 거리에 있는 유니플렉스 주차장을 이용했다. 초행길 골목골목을 지나서 겨우 찾았다. 요금은 30분에 2,000원 60분에 4,000원이다. 그런데 종일권은 13,000원이다. 관리인 분께서 주차 오래 할거라면 종일권을 끊는게 더 나을거라는 말씀도 해주셨다. 

 

공연 예매 전 유의사항에 좌석은 예매한 순서대로 지정된다고 안내를 받았고 입구에서 지하로 내려가니 예약자 이름을 묻고 자리를 배정받았다.

나는 이런곳을 처음 와봤다. 문화생활이라고는 영화관람이 거의 전부인 나에게도 신기한 곳이었다. 아담한 사이즈의 공연장은 무대와 객석이 매우 가까웠다. 마술공연인데 자리가 안좋아서 아이가 모자 속에서 비둘기가 나오는 모습을 아예 못보면 어쩌지? 하는 걱정은 안해도 될 정도였다. 우리 자리는 뒷편 오른쪽 사이드였는데 공연 시작 전 마술사님(이름은 잭슨이다)께서 아이들을 위해 자리를 재배치 해주셨다. 아이들이 공연을 더 잘보고 참여를 쉽게 하기 위해 관람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1열에 아이들을 앉게 했다. 어린이 관객을 위한 배려가 인상깊었다. 뒤에서 아이를 왼쪽에도 앉혀보고 오른쪽에도 앉혀보고 무릎에도 앉혀보면서 아이가 어떻게 하면 잘 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사라졌다. 

 

코로나로 어린이 관객을 만나지 못해서 매우 아쉬웠다는 이야기로 공연이 시작되었다. 유리병 안의 오염된 물이 순식간에 맑은 물로 변하는, 아이들한테는 그저 신기한 오프닝은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앉아서 가만히 듣다보니 입담이 얼마나 좋은지 어른들도 공연에 빠져들었다. 마술사의 유려한 말솜씨는 공연장의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었다.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마술쇼

아이들에게는 객석에 앉아 눈 앞에 있었던 것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을 보는 것도 신기하겠지만 자신이 직접 무대 위에 올라가 마술사의 조수가 되는 것은 신기함 이상의 흥분되는 경험일 것이다. 공연장에서 마술사 잭슨은 각각의 공연마다 아이들을 무대로 초대해 마술의 주인공 역할을 맡겼다. 여자아이의 수리수리 마수리 라는 주문에 수없이 많은 꽃밭이 만들어졌고 관객들의 주문에 남자아이는 공중으로 떠올랐다. 저 아이는 공연장에 오기 전까지 자신이 누워서 하늘로 천천히 떠오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고 마술사의 주문으로 공중에 떠 있는 경험은 오래도록 마음 한 켠에 남을 것이다. 

바람을 한쪽에서 불어주면 계속해서 풍선이 도는 모습은 믿기지가 않았다. 너무 신기했다. 이 공연의 이름 옆에 '사이언스'가 왜 붙었는지 알 수 있는 하이라이트였다. 바람의 강도에 따라 도너츠 같은 풍선은 천천히 혹은 더 빠르게 돌았다. 계속해서 돌았다. 

모든 아이들이 무대로 나왔다. 마술사 잭슨의 도움을 받아 공중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는 풍선 가운데를 펄쩍 뛰어 통과했다. 한 명 한 명 최선을 다해 풍선을 통과할 때마다 탄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마술사 잭슨은 코로나 이후 공연을 찾아주는 어린이들을 어떻게 하면 조금 더 기쁘게 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고 이러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했다. 현장에서의 뜨거운 분위기를 사진과 글로 다 담아내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들 정도로 호응이 좋았던 코너였다.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또다른 공연

이 공연이 알차게 짜여졌다고 느낀 것은 마술쇼 이후 펼쳐진 로봇의 등장과 레이저 쇼다. 매직과도 관계없고 사이언스와도 관계가 없는 것 같아 매우 뜬금없지만 이게 먹힌다. 공연장을 방문한 또래 남자애들에게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면서 공연의 대미를 장식하기에 충분했다. 레이저 쇼를 하는 내내 객석에서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위엄있게 등장한 범블비의 앙증맞은 댄스
아이들의 혼을 빼놓는 레이저 퍼포먼스

화려한 레이저 퍼포먼스를 끝으로 50여분의 공연이 끝났다. 아이들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만큼의 공연이었고 마술 외 다양한 프로그램이 적절하게 편성된 공연이었다고 생각한다. 아마 한 시간 넘게 마술만 보여줬더라면 분명 어린이들은 딴 짓을 했을 것이다. 마술사 잭슨은 떠나는 아이들 모두에게 자신과 같은 마술을 할 수 있도록 마술봉을 선물로 주었다. 연습하고 익숙해지면 간단한 트릭을 쓸 수 있는 장치가 되어있는 마술봉으로 어떻게 하면 마술을 쓸 수 있는지 그 방법 역시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마술봉을 받아 열심히 연습을 한 아이 중 하나는 마술사의 꿈을 키울지도 모르는 일이다. 공연은 5~7세 아동이 보기에 적절하다 너무 나이가 어리면 무엇이 신기한지 모를 것 같고 10살정도 먹은 아이들이 보기에는 조금 심심하다는 느낌이 있을 것 같다. 우리 아이는 6살인데 하루종일 마술봉을 가지고 놀며 친구들한테 마술을 보여줄 거라며 들떠 있었다.(물론... 지금 마술봉은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한다) 9월에도 장소를 바꿔 진행되는 매직 사이언스 콘서트는 아이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좋은 시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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