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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생각

반가운 귀환 <미션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by 다오파더 2023.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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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반가운 귀환 <미션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미션임파서블이 일곱 번째 이야기를 가지고 돌아왔다. 이번 영화는 2부작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반절쯤 돌아왔다 라는 표현이 맞으려나? 전 세계를 무대로 펼쳐지는 대표적 첩보영화로 자리매김한 이번 시리즈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영화를 보고 느껴진 두 가지 생각에 관해 간단히 정리해 보았다. 

클래식한 느낌의 첩보영화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영화가 굉장히 고전적인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작의 빌런은 어디에든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기도 하는 최첨단 인공지능 기술 그 자체이다. 통신기술의 발달과 컴퓨터의 발전 이후 첩보영화에서 꼭 등장하는 인물 중 하나는 키보드를 피아노처럼 칠 수 있는 너드 이미지의 해킹 전문가다. 그들은 전 세계에 연결되어 있는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아군이 정확한 시간, 정확한 장소에 위치할 수 있도록 하며 필요할 땐 거짓된 정보로 상대를 교란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번작의 초강력 인공지능 엔티티는 그 모든것들을 무력화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벤지와 루터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돋보이지 않는다. 반면 위기의 순간에서 어느 방향으로 움직여야 하는지 알 수 없기에 스스로의 감에 의해 뛰고 굴러야 하는 에단 헌트는 더욱 돋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 세계가 세계정복의 키로 생각하고 손에 넣으려고 애쓰는 물건이 진짜 '열쇠'라는 점이나, 사건을 해결하는 중요한 기술이 '소매치기'라는 점은 의미가 있다.  소매치기의 순간은 정밀한  CCTV로 확인이 거의 어렵고 속았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확인에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과 등장인물들이 겪고 있는 사건의 긴박함 사이에서 오는 긴장감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열쇠는 어떠한가? 이것은 암호나 코드나 파일처럼 복사하여 전할 수 있는 성질을 가지고 있지 않다. 물리적인 방법으로만 손에 넣을 수 있으며 손에 넣었다 하더라도 열쇠에 맞는 자물쇠가 있어야 한다. 즉 인간과 인간이 어찌 되었건 살을 맞대야 한다는 것. 끊임없이 생각하고 판단하며 몸을 움직이는 작품의 성격과 잘 어울리는 설정이다.
클래식한 느낌을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는 등장하는 배우들의 모습에서도 느껴진다. 미션임파서블 1편에 등장했던 IMF 국장이 재등장하는 점, 짜증나고 답답하고 애초에 사건의 원흉이기도 하지만 결국에 새로운 IMF멤버가 될 것으로 보이는 그레이스는 고전적 미모를 가진 배우 해일리 앳웰이 연기했다는 점이 그것이다. 몇몇 장면들에서도 클래식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안면 마스크와 관련한 장면이 중간중간 계속 등장하는데 이는 영화 속에 적절한 활기로 작용한다. 에단과 그레이스가 로마에서 노란색 피아트를 타고 벌이는 장면들은 과거의 로맨틱 코미디에서나 나올법한 장면들이다. 일사와 가브리엘이 베니스의 다리에서 결투를 벌이는 장면은 뭔가 느리고 엉성해 무대 위의 춤을 보는 것 같은 이상함이 있는데 이 역시 의도적인 연출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가장 중요한 대결이 펼쳐지는 배경이인 기차는 초고속 열차가 아닌 증기기관차다. 

톰 크루즈라는 장르

엔티티는 초반부터 모든 등장인물을 통제할 수 있는 엄청난 능력을 지닌 인공지능으로 묘사된다. 무서운 점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압도적인 연산능력으로 모든 이들의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이러한 묘사에서 톰 크루즈의 전작인 <마이너리티리포트>와 <엣지 오브 투모로우>가 떠오른다. 두 영화 모두 이미 결정된 운명을 바꾸려고 고군분투하는 인물이 주인공인데 특히 좌절 일보직전에서 이를 악물고 한 번 더 시도하는 탐 크루즈의 얼굴이 인상적이다. 우리는 그가 종국엔 스스로 해낼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 과정을 지켜보는 입장에서 가슴이 뛴다. 그가 마주치는 난관은 톰 크루즈가 아니면 누구도 극복할 수 없는 성격의 것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지난 몇 년간 작품 속에서 그의 활약은 톰 크루즈라는 하나의 장르가 된 것처럼 느껴진다. (작년도 최대 히트작인 <탑건>의 성공요인 중 하나는 톰 크루즈 그 자체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영웅의 은퇴와 시리즈 확장을 위한 선택

영화적 재미로만 따지자면 로그네이션이나 폴아웃이 훨씬 나은 것 같다. 절벽 바이크 낙하 씬은 대형 스크린에서 보면 숨이 막히는 멋진 장면이지만 그 과정이 약간은 억지스러우며 그 이후 달리는 기차로 에단이 어떻게 진입할 수 있었는가는 설명조차 되지 않은 채 대충 넘어간다. 엔티티의 하수인이자 에단 헌트가 강력한 증오심을 가진 상대 가브리엘은 초반의 악역다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지 못한다.(물론 이 역시 엔티티의 계략일 수도 있겠지만)그리고 앞에서 언급한 로마에서의 카체이스 장면은 매력적이지 못하다. 이러한 요소들로 인해 전체적으로 약간 힘이 빠져 보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 작품은 파트 투를 위해, 그리고 앞으로의 시리즈의 방향을 위해 말해야 하는 것들을 또박또박 말하고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레이스라는 인물은 데드 레코닝 시리즈 이후 등장하지 않을 수 있지만 새로운 IMF요원의 등장 가능성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이들의 활약은 인간적인 유대가 바탕이 될 것이라는 점. 마지막으로 요원들은 계속해서 달리고 몸으로 부딪히며 난관을 헤쳐나갈 예정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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