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초원, 아이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는 곳
지난주 토요일에는 아파트 단지 축구팀 형님 동생 아이들과 함께 홍천에 다녀왔다. 13명의 아빠들과 16명의 아이들이 향한 목적지는 디바인리조트. 날시는 더할 나위 없이 딱 좋았다. 우리는 차가 밀릴 것 같아 아침 일찍 일곱시부터 길을 나섰고 체크인 전 시간을 보낼 곳을 찾다가 10시에 개장하는 휘바핀란드를 들렀다 가기로 했다. 처음에 알파카 이야기가 나와서 알파카월드를 알아봤는데 리조트까지 이동하기에 거리가 있어서 이 곳을 선택했다. 함께한 아이들의 나이대도 5세~10세라서 모두가 흥미롭게 함께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았고 아이들에게도 인상깊은 장면 여러장을 만들어 주었다.
휘바핀란드with플레이정글
강원도 홍천군 서면 팔봉산로 368
개장 전에 도착한 우리는 넓직한 주차장에 돗자리를 깔고 체험을 위한 준비를 했다. 많이 걸어야 하기 때문에 주먹밥과 김밥으로 배를 채웠고 쨍한 햇빛 아래 걸어야 했기 때문에 썬크림을 듬뿍 발랐다. '우리 언제 들어가는 거에요?' 라는 칭얼거림이 슬슬 올라오려 할 때 입장을 할 수 있었다.
주차장은 모습. 넓다. 휘바 핀란드라는 간판을 보고 있자니 묘하게도 날이 무척 더웠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차가운 감각과 상쾌한 감각이 더해졌다.
이용시간과 요금은 위와 같다. 우리는 30여명의 대가족이었기 때문에 단체요금 혜택을 받아 입장했다. 어른들과 아이들의 손목에 각각 파란색과 노란색의 팔찌가 채워졌다.
그리고 먹이가 담긴 바구니가 2인당 1개씩 주어졌다. 매표소 사진에 보면 양들이 간식바구니를 보고 쫓아온다고 되어 있는데 진짜로 목장 안에 들어서자 마자 양들이 무섭게 달려 들었다. 게다가 낚아채는 힘도 강해서 아이들은 사료 바구니를 무조건 빼앗기게 되어있다. 아빠들은 간식바구니를 양이 가져가지 못하도록 높게 들고 다녔다.
양떼목장의 가이드맵이다. 홈페이지(https://hyvaapj.com/30)의 추천 관람코스는 1.매표(ㅋㅋㅋ 일단 표를 끊어야 한다)▶2. 토끼체험존▶3. 무지개길▶4. 조류체험존▶5. 핑크존▶6. 양먹이체험존▶7. 바람개비동산,전망대,거북바위언덕▶8. 보더콜리▶9. 꽃사슴▶10. 포니▶11. 알파카▶12. 플레이정글(실내동물체험존) 순서다.
표끊고 바로 토끼체험존인데 여기서 사료의 반이 없어졌다. 아이들이 토끼가 밥을 먹는 모습을 얼마나 좋아하던지 아빠들은 남은 사료를 양들에게도 줘야한다며 사료 탕진을 말리기 바빴다.
양들과 함께 평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
양떼목장 입구로 들어가자 밥그릇을 본 양들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무섭게 다가오는데 공격적이거나 파괴적이지 않다. 너무 평화롭다. 이런 느낌은 실제로 양들 옆에 서봐야만 알 수 있다. 얘들은 사료가 떨어지면 다른 바가지를 탐색하기 시작하는데 사료 소리가 들린다 싶으면 발걸음을 귀신같이 옮겼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내민 바가지의 먹이를 먹는 양들의 모습을 보며 너무 신나했다.
우리딸은 아기양이 언니오빠양 때문에 밥을 많이 먹지 못한 것 같다며 뒤에 남아 밥을 따로 챙겨줬다. 그 뒤 다른 아이도 똑같은 이유로 챙겨줬고 그 뒤 다른 아이도 똑같은 이유로 챙겨줬다. 저 양도 자기만의 노하우가 쌓인 것이겠지.
체험하는 동선에 양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이들은 처음에 자기 몸만한 동물이 펄쩍펄쩍 뛰어다니는 모습에 낯설어 했지만 밥도 주고 도망다니기도 하고 만져보기도 하면서 금새 양들과 친해졌다. 길을 따라 올라가면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공작새와 포니, 알파카도 만날 수 있었다.
사육사님과 함께하는 생생한 경험
넓은 들판을 양들과 함께 뛰놀던 아이들은 금새 지쳤다. 기가막힌 타이밍에 실내동물 체험존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이 좋았던 점은 단순히 실내에서 살고 있는 동물들을 보는게 아니라 사육사님께서 동물들에 대해 설명해 주시고 직접 만져볼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한다는 점이었다.
사육사님께서는 커다란 뱀을 직접 꺼내 모든 아이들의 목에 친절히 감아주셨다. 저렇게 큰 뱀을 가까이서 본 것은 나도 처음이었다. 나는 저 뱀을 목에 감을 용기가 절대 없지만 딸아이는 웃으며 감았다. 나중에 느낌을 물어보니 더웠는데 뱀 피부가 시원시원해서 좋았다고...
거의 모든 동물들이 살고 있는 케이지 밖으로 나와 아이들을 만났다. 아이들은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도마뱀이나 작은 동물들을 쓰다듬어보기도 하고 머리위에 올려놓기도 하면서 신나는 시간들을 보냈다. 처음에 들어갔을 때에는 설명을 해주시더라도 적당히 듣고 대충 둘러보고 나오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의미있고 알찬 내용의 프로그램이라고 느꼈다.
생각보다 이곳에서 알찬 시간을 오래도록 보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좋은 선물을 해준 것 같아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이들과 함께 강원도 여행 계획이 예정되어 있다면 중간에 이곳을 들러 동물들과 뛰어놀게 하며 시간을 보내는 걸 추천한다.
'장소와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천 산정호수 썰매축제 (0) | 2024.02.08 |
---|---|
고창군 심원면 풍천장어 맛집 좋은 바닷가 (0) | 2023.12.16 |
운암5호집 - 담백하고 얼큰하고 고소한 송어회 맛집 (0) | 2023.05.31 |
성내동 석내빵집 - 올리브 스틱이 제일 맛있는 빵집 (0) | 2023.03.22 |
고창군 심원면 간판없는 숭어회 맛집 (0) | 2023.01.1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