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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와 생각

성수동 빵의 정석 - 올리브 스틱이 제일 맛있는 빵집

by 다오파더 2022.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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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스틱이 제일 맛있는 곳

와이프는 빵순이다. 그래서 집엔 늘 빵이 가득하다. 식빵, 팥빵, 크림빵 정도만 알고 있었던 나는 와이프 덕에 세상엔 다양한 재료와 방법으로 만든 빵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혼하고 나서 신기한 빵들을 많이 먹어본 것 같다.

가장 좋아하는 빵을 꼽아보자면 다온이는 소보로빵을(더 정확히 말하면 그 바삭바삭한 껍데기를), 나는 종류가 어찌되었든지간에 초코가 잔뜩 채워져 있거나 발라져 있는 빵을 좋아한다. 초코는 달아서 목이 간질거리는 맛 보다 걸죽하고 진한 맛을 선호한다.

와이프가 가장 좋아하는 빵은 '올리브스틱'이다. 빵집에 한 번 다녀올 때마다 다른 빵은 하나씩 사오는데 올리브스틱은 대여섯개씩 챙겨올 정도다.

와이프 말로 가장 맛있는 올리브스틱을 판다는 빵집을 소개하고자 한다. 다른 곳에서도 올리브스틱을 먹어봤지만 아직 이곳만한 곳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물론 와이프의 활동반경은 잠실과 서울숲 인근에 집중되어 있다. 분명 다른 곳에 있는 빵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거다.)

빵의정석
서울 성동구 서울숲2길 45
영업시간 12시 ~ 19시 / 매주 월,화 휴무

서울숲 역 5번 출구에서 내리면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에 있으며 만약 차를 가지고 간다면 뚝섬유수지 주차장에 주차하고 10여분 정도 걸으면 찾아갈 수 있는 곳이다.

신뢰감과 기대감과 맛있는 냄새가 느껴지는 웨이팅

작고 간결하지만 의지가 느껴지며 정확한 느낌이 드는 간판이다. 밀대와 거품기 그리고 정석이라는 글자는 바라보는 이에게 초심과 기본기가 전하는 신뢰를 제공한다. 처음에는 정석이라는 뜻이 흔히 알고 있는 '기본으로 정해진 방식' 으로만 이해했는데 한자가 익숙치 않아 찾아보니 빵집을 운영하시는 두 분의 성을 한 글자씩 딴 것이라고 한다. 의미적으로도 어떠한 다짐이 느껴지는 훌륭한 간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가게 앞으로 가득차 있는 웨이팅 행렬이 빵의정석 인기를 실감하게 한다. 아내 말로는 평일에는 15분 정도 전에 미리 줄을 서야 하고 주말에는 30분 전까지는 미리 가야 안전한 빵 쇼핑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먼저 선 사람들은 얼마나 신날 것이며, 조금 나중에 선 사람들은 물건이 먼저 나가면 어쩌지 하는 마음에 얼마나 초조할까?

오픈 시간을 알리는 간판이다. 이건 너무 말도 안되는 생각이긴 하지만 간판에 적혀 있는 '굽고'있다는 표현과 식빵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연기를 표현한 그림, 그리고 오픈이라는 단어가 '오븐'이라는 단어까지 이어졌다. 갓 나온 빵의 식감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좌측 하단에 그려져 있는 치아바타는 쫀득쫀득한 식감과 함께 차분하게 상큼한 소스가 인상적인 빵이다.

입구 옆에는 각 빵들이 나오는 시간과 함께 보관 방법 등 주의사항들이 안내되어 있다. 12시에 줄 서서 입장하더라도 라우겐 크로와상은 구매하지 못하는 것이다. 본인이 구매하고자 하는 빵을 어떻게 가져갈 수 있으며 언제 먹어야 하는지, 다 못먹으면 보관은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줄을 서면서 읽을 수 있는데 이 또한 빵집 안에 진열되어 있는 상품들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가 되는 것 같다. 3분씩 입장하라는 안내는 마치 내가 3분 후면 들어갈 수 있을거라는 묘한 기대감을 심어준다.

빵정은 빵의 정석을 줄여 부르는 말 같은데 '빵정 빵'이라고 표현하니 부풀어 올라 동그란 모양이 된 빵의 모습이 생각난다. 역시 빵은 당일 먹는게 제일 맛있다. 잔뜩 사온 올리브스틱 역시 마찬가지다. 첫 날 먹는 빵이 제일 풍미도 좋고 식감도 좋다.

밖에서 잔뜩 기대하고 입장한 내부의 모습이다. 아직 나오지 않은 빵, 다 팔린 빵들의 흔적들이 나를 반긴다. 올리브 스틱은 몇 개 남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애플 커스터드가 맛있다고 하는데 정작 나는 여길 방문한 몇 번 동안 애플 커스타드를 먹어보지 않았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귀여운 방법으로 패키징 방법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빵은 비닐 봉지보다 종이봉투가 더 잘 어울린다. 외국 영화에 보면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갈색 봉투에 고개만 조금 내민 길다란 빵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게 꼭 그런 느낌이다. 찾아보니 이유가 있더라. 비닐봉투의 경우 통풍이 되지 않아 빵이 금새 눅눅해지고 식감이 떨어진다고 한다.

올리브스틱만 잔뜩 사서 포장한 모습이다. 집에 와서 와이프와 사이좋게 나눠먹고 나머지는 냉동실에 모셔 놓았다. 생각 날 때마다 밖에 두어 해동시켜 먹어도 여전히 감동적인 맛을 느낄 수 있는 빵의정석 올리브스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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