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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와 생각

조규성 덴마크 이적, 아쉽지만 응원한다.

by 다오파더 2023.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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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 이적사가 드디어 끝이 보인다!

카타르 월드컵에서의 멋진 두 골로 전세계 축구팬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조규성이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덴마크의 미트윌란으로 이적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많은 축구팬들이 아쉬운 마음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월드컵 이후 관심을 보인 팀이 마인츠, 셀틱 등 유럽에서 잔뼈가 굵은 팀이었던걸 생각하면 당연한 마음이다. 알려진대로 조규성은 월드컵 직후 많은 유럽팀들의 러브콜을 받았으나 이적하지 못했다. 특히 마인츠는 약 44억의 이적료화 함께 감독이 직접 선수에게 전화하는 등 구체적이고 진지한 관심을 보였지만 전북과 이적료에 대한 견해를 좁히지 못했다. 더불어 감독과 박지성 테크니컬 디렉터가 컨디션 조절과 현지 적응등에 대한 문제로 여름 이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북현대의 입장도 이해가 간다. 선수가 유럽에 대한 도전을 원한다면 대승적 차원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무조건 보내줘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팀의 간판 공격수가 갑자기 떠나버리면 구상한 시즌 운영 계획에 큰 차질이 발생한다. 무엇보다도 전북은 실력과 함께 잘생김으로 팀에 대한 관심과 팬의 유입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주는 조규성을 조금이라도 더 붙잡고 싶었을 것이다. 전북 입장에서 이 모든 것은 당연하다. 

 

그렇게 여름이 되었다. 마인츠가 겨울에 조규성을 원했다고 해서 여름까지 계속 원한다는 보장은 없다. 또한 조규성 본인도 K리그 개막 초반 약간의 부상과 슬럼프가 있었기 때문에 스카우터의 레이더에서 살짝 멀어진 면도 있는 것 같다. 이번에 구관심을 보인팀은 N년좌 바디의 레스터, 44억의 이적료를 제시한 덴마크의 미트윌란, 왓포드, 블랙번 등이다. 이 중 구체적인 제안을 한 팀은 미트윌란으로 보이고  전북과 조규성은 이를 선택했다.  전북 입장에서는 남는 장사인게 분명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너무 아쉽다. 더 큰 무대에서 한 번이라도 더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싶은 마음은 어쩔 수 없다. 

덴마크 리그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UEFA  리그 랭킹을 살펴보면 덴마크리그는 노르웨이 리그에 이어 16위다. 1위부터 6위까지는 잉글랜드,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프랑스가 차지하고 있고 그 밑으로 벨기에, 터키, 오스트리아 등이 자리잡고 있다. 1991년 창설된 덴마크 리그는 총 12개 팀이 경쟁한다. K리그와 같이 스플릿 라운드 방식으로 리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최다 우승팀은 FC코펜하겐으로 총 15회의 우승 경력을 가지고 있다. 22-23시즌 우승팀 역시 FC코펜하겐으로 23/24시즌 챔피언스리그 2차예선에 진출했다. 준우승팀 FC노르셀란은 컨퍼런스리그 3차예선, 조규성과 협상하고 있는 미트윌란은 22/23시즌 7위 팀으로 컨퍼런스리그 2차 예선에 진출했다. 

 

미트윌란은 어떤 팀인가?

미트윌란은 도시 이름이 아닌 주 이름이다. 미트윌란 주에는 5개의 축구팀이 있다. 미트윌란은 인구 5만명의 도시 헤르낭을  연고로 하며 홈구장  MCH아레나의 수용인원은 약 1만2천석 규모다.(전주시의 인구는 65만이고 전주월드컵경기장의 수용인원은 약 3만7천석이다. 경북 의성군의 인구가 5만명 수준이다.) 

최근 10년간 미트윌란의 순위를 살펴보면 6위-3위-우승-3위-2위-2위-우승-2위-2위-8위로 작년에 조금 삐끗했지만 덴마크 내에서는 명문팀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20/21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에 진출했는데 리버풀, 아탈란타, 아약스와 한 조에 속해 2무4패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22/23시즌에는 유로파리그에 진출했고 페예노르트, 라치오, 오스트리아의 슈트름 그라츠와 한 조에 속해 2승2무2패로 2위를 차지했다. 조별리그에서는 라치오를 네 골차로 대파하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유럽 대항전에 단골로 얼굴을 내밀 수 있는 규모의 클럽인 부분은 분명 긍정적이다. 

빅리그 진출 가능성은?

빅리그에서 실패하면 중소리그로 갈 수 있지만 중소리그에서 실패하면 입장이 애매해지는게 사실이다. 새로운 리그에서의 성공 여부는 실력 외에도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해야 하기에 25살로 현재 전성기에 접어든 조규성은 매우 중요한 기로에 서있다고 봐야한다. 92년생 이재성의 경우 26살에 독일 2부리그에서 3년간 활약하고 29살부터 마인츠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재성의 준수한 활약을 접하며 드는 생각은 그가 유럽 커리어의 시작을 처음부터 1부리그에서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것이다. 물론 2부리그에서의 경험이 1부리그에서 활약하는 자양분이 되었을 수도 있고, 1부에서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불러주는 팀이 없었을 수도 있지만 만약 26살 때부터 1부에서 뛰면서 지금과 같은 활약을 보였다면 적어도 유럽대항전에 꾸준히 나가는 클럽의 주전 멤버 중 한명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 몇 년간 덴마크리그에서 득점을 가장 많이 한 선수들이 현재는 어떤 팀에서 확약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조규성이 공격수이기 때문에 활약여부에 따라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16/17시즌

Marcus Ingvartsen (1996년생) - FC노르셸란에서 26골 득점 이후 벨기에의 헹크로 이적, 17/18시즌 22경기 5골 득점. 이후 독일 우니온 베를린과 마인츠 등에서 뛰었으며 22/23시즌 마인츠에서는 리그에서만 10골을 득점했다. 23/24시즌에는 다시 노르셸란에서 뛰게된다.

 

17/18시즌

Pål Alexander Kirkevold (1990년생) - 호브로IK에서 22골 득점 이후 2021년에 노르웨이의 중위권팀 스타베크로 이적했다. 

 

18/19시즌

Robert Skov (1996년생) - FC코펜하겐에서 29골 득점 이후 19/20년도부터 분데스리가의 호펜하임에서 뛰고 있다. 22/23시즌 23경기 5득점

 

19/20시즌

Ronnie Schwartz (1989년생) - 미트윌란에서 18골 득점 이후 잉글랜드 3부리그 찰튼으로 이적했다. 찰튼에서 16경기 1골, 이후 22/23시즌에는 덴마크의 벤쉬셀FF로 복귀했으며 현재는 호브로IK에서 선수생활중이다.

 

20/21시즌

Mikael Uhre (1994년생) - 브뢴뷔IF에서 19골로 득점왕, 다음시즌 16경기 11골 기록 이후 미국의 필라델피아로 이적했다. 2022년에 필라델피아에서 27경기 13골,  2023년에는 19경기 6골로 준수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21/22시즌

Nicklas Helenius (1991년생) - 실케보르IF에서 17골 득점 이후 같은리그 올보르BK로 이적했다. 

 

22/23시즌

Gustav Isaksen (2001년생) - 미트윌란에서 18골 득점했다. 아직 유망주 나이인데다가 연령별 대표팀에서 지속적으로 활약하고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최근 다섯시즌만 살펴보면 많은 골을 넣고 빅리그에 진출한 경우는 한 건 뿐이다. 대부분 수준이 비슷한 리그로 이적했거나 아예 유럽을 벗어나 활약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규성이 덴마크리그를 폭격한다고 해서 그것이 빅리그의 러브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매 경기마다 두 골씩 때려박으면 모른다.)

잘하면 옮기겠지만 그래도 아쉽다

물론 잘하면 된다. 잘만하면 옮길 수 있다. 22/23시즌에 덴마크리그에서 빅리그로 이적한 경우를 살펴보면.. 코펜하겐의 젊은 수비수 Victor Kristiansen이 레스터로 이적했고(하지만 레스터는 이번시즌 강등) 중앙미드필더 Jens Stage가 브레멘으로 이적하는 등 총 6명의 선수가 상위리그로 옮겼다. 22/23시즌 네덜란드와 벨기에리그에서는 20여명이 빅리그로 자리를 옮겼고 포르투갈에서는 25명, 오스트리아리그에서도 10명의 선수가 빅리그에 입성한 것과 비교하면 적은 숫자임에는 분명하다. 아쉬운 점 또하나는 국가대표에 소집되어 덴마크에서 한국까지 오는 여정이 쉽지 않다는 것. 박지성과 기성용의 국가대표 은퇴가 장기간의 비행으로 인한 것이었다는 사실로 볼 때 조규성 역시 쉽지많은 않을 것이다. 일단 덴마크에서 한국으로 오는 직항은 없다. 독일을 경유해야 하는데, 미트윌란에서 코펜하겐으로 간 다음 비행기를 타고 독일로 이동 다시 독일에서 한국으로 와야 한다. 이 경우 거의 20시간 가까이가 걸린다고 하는데 컨디션 조절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김민재가 뮌헨, 이강인이 파리로 이적하는 등 믿기 힘든 일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대표 공격수가 유럽의 중소리그로 이적하는 것이 더욱 아쉬운 상황이지만(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김민재와 이강인의 경우가 앞으로는 다시 보지 못할 특별한 경우가 아닐까 한다. 유럽축구를 예전보다 쉽게 접할 수 있게되면서, 그리고 몇몇 선수들이 계속적으로 수준높은 무대에서 족적을 남길만한 큰 활약을 하면서 축구팬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이 모든 결정은 결국 조규성 본인에 의지에 따른 것이다.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고 많은 조언을 얻었을 것이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을 것이다. 새로운 리그에서 빨리 적응하여 건강한 모습으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한 경기에 두 골씩 때려박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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